오늘도 공원 밤거리를
둘이서 거닌다
너의 남자친구 이야기를
들으며 둘이서 거닌다
너의 남자친구이자
나의 친구의 이야기를
들으며 둘이서 거닌다
쌀쌀해진 밤거리를
뒤로 한 채
집으로 거닌다
서로의 이부자리에 들어
전화를 든다
고요해진 밤공기를
둘이서 지샌다
밤새 지샌다
수화기 너머로 나를 찾는
울음소리가 들린다
나를 찾아온 너는
남이 된 나의
친구 이야기를 건넨다
한참을 우는 너의 하소연을
가만히 들어준다
나도 너의 손을 잡고 싶다
나도 너의 마음에 남고 싶다
나도 너의 주인공이 되고 싶다
나도 너의 남자친구가 되고 싶다
나도 너를 품에 안고 싶다
아니 후보라도 되고 싶다
나를 친구 18호쯤으로
생각하는 네가 밉다
같이한 수많은 경험
같이한 수많은 얘기
같이한 수많은 감정
그러나 다른 무게
내가 너의 친구 18호인
이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