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문을 열어둔 것처럼
네가 스쳐간 옅은 향은
어디선가 세어 들어와 나를 물들였다.
지금도 그 한 조각이 내게 남아서
네 향을 입안에 문다.
그리고 몸에 담았던 음식처럼
일부는 몸을 흘러 다닌다.
유려하게 떠다니던 너는
고스란히 양 손 가득
내게 전부 왔던 것같은데,
자유롭게 흘러갔다.
네 조각이 조금은 몸에 남아서
말의 어투나 작은 표정,
책을 넘기는 모습과
눈을 동그랗게 뜨는 모습이
지금의 내게 옮겨져 있다.
조금은 몸에 남아서 옅게 네 향을 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