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악취를 더 심하게 느낀 건 그날 밤
반경 5km 내의 모두가 본 빛이 끝나가고
난 항상 같은 길로 운동하러
원래 가던 시간에 자전거를 끌고 갔어
운전면허시험장 사거리부터
자욱하게 낀 안개인지 연기인지 모를 것들이
평소에 느끼지 못한 기분 더
낯설게 느끼게 하고 두렵게 했단 넋두리
그 따윈 많은 인파 앞엔 별 거 아니게 돼
대부분 멀리서 온 외지인들 판이겠네
잠깐은 이 거리를 즐기고 있을지라도
축제 없음 먼지만 날리는 게 일상이랬네
광남로와 해변로 가로질러
가까운 지하철역 향해 펼치는 행진곡
난 그 가운데를 달리면서 활개쳐
늘 그랬던 것처럼 방향은 정반대
모두 내 좌우를 스쳐 지나가고
남들보다 더 강하게 부딪히는 파도
거꾸로 가도 그리 쓸모 없다는 만류에도
난 오기로라도 타는 거야 반류
약간 미치긴 했어도 맛 안 갔어
여느 때처럼 멀쩡해, 정신은 안 망가져
내 배에 착석해, 넌 어느 배를 탔어?
무턱대고 혼자 들어간 코인 노래방
나같은 이가 더 있을 거란 생각이 어찌 오래 가겠어
내가 듣던 음악들은 등록 안 됐어도
뭐라도 있긴 있을 거란 생각에 누르는 타자
그냥 여기서 찾진 말자는
단념 뒤에 리모컨을 두고 빠져나와
삑사리 나더라도 힘껏 부르는
노래방 속 유명한 곡 애청자가 부러워 마냥
꽉 낀 이어폰 속에 나오는 곡도
횡단보도 앞 매장에서 트는 곡에 덮여
질 수 없다는 듯 올리는 음량은
이미 다수에게 압도당했단 뜻을 더 높여
이어폰을 한 쪽만 꼈단 건
혹시 모를 다른 소리를 듣기 위한 준비였지만
오히려 그게 추진력을 낮췄단 걸 알고
그냥 양쪽 다 끼고 달려
모두 내 좌우를 스쳐 지나가고
남들보다 더 강하게 부딪히는 파도
거꾸로 가도 그리 쓸모 없다는 만류에도
난 오기로라도 타는 거야 반류
약간 미치긴 했어도 맛 안 갔어
여느 때처럼 멀쩡해, 정신은 안 망가져
내 배에 착석해, 넌 어느 배를 탔어?
사실 그리 진지한 건 아냐
나도 언젠가는 방향을 반대로 틀 것 같아
근데 어차피 모두 원래대로 돌아오는 거잖아
잠깐이라도 객기를 부리는 것 외엔 바라지 않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