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 웅아, 비가 오는 날이면 생각나지
웅아, 네가 보고 싶어져 괜히
대체 누가, 널 욕할 수 있겠어 감히
예쁜 기억들만 잘라
내 마음 안에 넣어 놨지
그래 웅아, 비가 오는 날이면 생각나지
웅아, 네가 보고 싶어져 괜히
대체 누가, 널 욕할 수 있겠어 감히
예쁜 기억들만 잘라
내 마음 안에 넣어 놨지
널 처음 봤던 게 언제였더라
아마 초등학교
삼 학년쯤 이니 대충 십오년쯤 됐나
누가 전학을
왔단 선생님의 말 듣고
쉬는시간쯤 찾아갔어 네 책상을
둘러싸고 나눴지 얘기를 잔뜩
알고보니 같은 아파트
산다는 말에 내심 기뻤지
웅아 기억나 네가 1층
내가 14층 살던 쌍용
우린 매일 아침 일곱시쯤
만나서 같이 갔지 내가 문을 두드리고
벨 울리면 너희
어머니 누나들 켜진 티비가
날 웃으며 반겨줬지
그래 웅아 우리 중학교는
비록 다른 곳에 갔었지만
같은 고등학교 갔잖아
네가 10반이고 내가 11반
즐거웠지 매일 야자 빼고
달려갔던 피시방
아니었음 더 좋은 학교 갔겠지만
후회 없지 난
스무살이 된 나는 서울로 떠났고
넌 광주 일곡에
그대로 남겠다 했지
어짜피 대학도 근처인 걸, 그래
가깝진 않아도 오래 길게 보자며
근데 너는 먼저
떠나버렸잖아 더 먼 곳으로
널 갉아먹는 싸움에 지쳐서
그래 웅아, 비가 오는 날이면 생각나지
웅아, 네가 보고 싶어져 괜히
대체 누가, 널 욕할 수 있겠어 감히
예쁜 기억들만 잘라
내 마음 안에 넣어 놨지
그래 웅아, 비가 오는 날이면 생각나지
웅아, 네가 보고 싶어져 괜히
대체 누가, 널 욕할 수 있겠어 감히
예쁜 기억들만 잘라
내 마음 안에 넣어 놨지
그 얘기를 처음 들은 건
아마 책상 위 소주병
이 세네개쯤 쌓였을 때
고백했지 네 암 투병
넌 애써 웃었고 난 울었던 거 같아 맞지?
사실 기억 안 나지
너무 오래전이라서 미안해
나도 강 맥주 한 캔 먹었으면
웃으며 안아줬을텐데
소주 두 병은 그때 내겐 너무 독했나봐
숙취 같은 죄책감이 남아서 괜히
또 난 매일 후회했지 더 자주 내려올걸
좋아지는 중 이라더니 못 참고
다리를 건넜네 넌
너 장례식에 못 간 건 군대 핑계를 댔었지만
사실 힘겨웠기 때문
네모 액자 속에 네 사진을 보기가
넌 이제 웃고만 있을텐데
참기 힘들 것 같았거든
모포를 뒤집어쓰고서
침낭에 들어가 펑펑 울었거든
바보같던 내 친구의 프로필 뮤직은
네가 좋아하던
한요한 노래 그대로인데
네가 없다는 사실만 다르다고
이제와서 원망이나 후회해서 뭐하겠냐
잘 지내렴
여름방학 때 다시 보자
그땐 찾아갈게 꽃 사들고
그래 웅아, 비가 오는 날이면 생각나지
웅아, 네가 보고 싶어져 괜히
대체 누가, 널 욕할 수 있겠어 감히
예쁜 기억들만 잘라 내 마음 안에 넣어 놨지
그래 웅아, 비가 오는 날이면 생각나지
웅아, 네가 보고 싶어져 괜히
대체 누가, 널 욕할 수 있겠어 감히
예쁜 기억들만 잘라 내 마음 안에 넣어 놨지
네가 알려줬던 노래 네가 말해줬던 고민
너와 함께 갔던 곳에 너 빼고 모두 모였네
네 얘긴 차곡차곡 접어뒀지 맘 한 켠에
네가 잊혀질때쯤 우리는 어른이 되겠지
네가 알려줬던 노래 네가 말해줬던 고민
너와 함께 갔던 곳에 너 빼고 모두 모였네
네 얘긴 차곡차곡 접어뒀지 맘 한 켠에
네가 잊혀질때쯤 우리는 어른이 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