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봉사 목욕하는데

장영찬

(아니리)
주인과 작별허고,

(중모리)
주막 밖을 나서더니, 그래도 생각나서, 뺑덕이네 뺑덕이네 덕이네 덕이네 뺑덕이네야, 요천하에 무정한 사람, 눈뜬 가장 배반키도 사람치고는 못할텐데 눈 어둔 날 버리고 네가 무엇이 잘 될소냐? 새서방 따라서 잘 가거라. 바람만 우르르 불어도 뺑덕이넨가 의심을 하고 새만 푸르르 날아가도 뺑덕이넨가 의심을 하네. 더듬더듬 올라갈 적, 이때는 어느땐고? 오뉴월 삼복성염이라 태양은 불볕같고 더운 땀을 휘뿌릴 제, 한 곳을 당도허니.

(중중모리)
천리시내는 청산으로 돌고 이골 물이 주루루 저골 물이 살살 열으 열두골 물이 한데 합수쳐 천방져 지방져 언덕져 구비쳐 방울이 버끔져 건너 병풍석에 마주 쾅쾅 때려 산이 울렁거려 떠나간다. 이런 경치가 또 있나. 심봉사 좋아라고 물소리 듣고 반긴다. 목욕을 허량으로 더듬더듬 들어가 상하의복을 훨훨 벗어 지팽이로 눌러놓고 더듬 더듬 들어가 물으 풍덩 들어서며 에이 시원허고 장이 좋다. 물 한 주먹 덤벅 쥐어 양추질도 꿜꿜허고 또 한주먹 덥벅 쥐어 겨드랑이 문지르며 에이 시원하고 장이 좋다. 동해 유수를 다 마신들 이에서 시원허며 삼각산을 올라선들 이에서 더 할소냐. 얼시구 절시구 지화자 좋네 둠벙 둠벙 좋을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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