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내 손엔
아주 보잘것없는 것이 쥐어져 있다
이것은 무엇일까
하나 대답 없는 마음을 기다리는 것
둘 일어나지 않은 일에 겁먹는 것
셋 뱉은 말을 주워 담는 것
하나 나에게 오지 않을 사람을 사랑하는 것
둘 사랑받지 못함에 조급해지는 것
셋 지난 사랑을 망각하고 또 다른 사랑을 시작하는 것
하나
둘
셋
노래는 어떻게 노래가 될 수 있었나
그저 말에다 음을 넣으면 노래가 되는 걸까
마치 이렇게
음악은 시간의 예술이라 했었나
모두 다 흘러가 버릴 텐데
왜 나는 구태여 붙잡나
붙잡을 수 없는 것들아
아-
내 손에 쥘 수 없는 것들아
아-
흘러가 버릴 것들아
아-
하나
둘
셋
지금 내 손엔
아주 보잘것없는 것이 쥐어져 있다
이것은 무엇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