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스한 바람 지나쳐 가는
넓은 운동장 옆
길고 길었던 익숙했던 길
멀게 느껴지네
다시 한 번만
다시 한 번만
갈 수 있다면
돌아갈 수 있다면
다시 한 번 더
그렇게 다시 한 번 더
잡을 수 있을 텐데
가늘고 작았던
너의 하얀 손을
유난히 맑았던 날도
계속 비가 왔던 날도
너와 나란히 앉아
볼 수 있었을 텐데
그 하늘을
다시 한 번만
다시 한 번만
볼 수 있다면
더 바라볼 수 있다면
다시 한 번 더
그렇게 다시 한 번 더
웃을 수 있을 텐데
반짝거리던 두 눈을
바라보며 함께
아직 그곳에 남아
너는 지금 뭘 보고 있니
지금은 혼자가 아닐까
따스한 바람 지나쳐가는
아무도 없는 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