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리
아 그래 놓고 보니 자네는 하릴없는 꾀꼬리 같네 영감은 새까만 까마귀 같소 여보 마누라 마져 한 통을 타보세 그 무엇이 나올라는가
중모리
또 한 통 들여놓고 시리렁 실건 톱질이야 시리렁 시리렁 실건 실건 실건 실건 톱질이야 이 박 속에 나오는 보화는 김제만경 외배미들을 억십만금을 주고 사자 충청도 소새뜰을 수만금을 주고 사면 부익부가 되겠구나 시리렁 실건 톱질이야
휘몰이
시리렁 시리렁 시리렁 시리렁 박이 반쯤 벌어진다 박 통 속에서 사람 소리가 수근수근 대짜구든 놈 소짜구
든 놈 꿀든 롬 호미든 놈 망치든 놈 가래든 놈이 그저 꾸역꾸역 나오더니 흥보 집을 짓난디
진양
동산 앞 넓은 터에 임좌병향 터를 다져 팔괘를 놓아 왼 담을 치고 주란화각을 좌우로 세웠난디 안팎 중문 솟을이 대문 풍경소리가 더욱 좋다 천석지기 밭문서와 만석지기 논문서와 백가구 종문서가 가득 담?X 들어있고 안방치레 볼작시면 큰 병풍 작은 병풍 샛별같은 순금대와 다문담숙 놓였으니 흥보가 보고 좋아헌다
중모리
사랑치레 볼작시면 각장 장판 소래반자 환자 밑창에 화류문갑 대모책상까지 놓여있고 시전 서전 주역이며 이백 두시 이어 통사략을 좌우로 좌르르르르 벌였난디 박흥보가 좋아라고 얼씨구나 여 보아라 큰 자식아 건넌 말 건너가서 너의 큰 아버지를 오시래라 경사를 보아도 우리형제 볼란다 얼씨구나 좀도 좋네 이리렁성 저리렁성 흐트러진 근심일랑 마누라와 같이 모여 안아서 거드렁 거리고 놀아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