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으로 간 곳은 수족관이 있는 곳이었어요.
마음이는 어떤 동물이 기다리고 있을지 너무나 궁금했어요.
한 걸음 한 걸음 옮기며 멀리 쳐다보는데
어디선가 낮게 꾹꾹 거리는 소리가 들려왔어요.
마음이는 조금 더 자세히 귀를 기울였어요.
‘꾸꾸꾹, 꾸꾸꾹. 마음아, 어서 와.’
이건 분명 예전에, 다큐멘터리에서 들었던 하마 울음소리였어요.
“엄마, 아빠. 저기 하마가 있어요.”
“하마라고? 어디 어디?”
엄마 아빠도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수족관을 바라봤어요.
가까이 다가갈수록 그 정체는 분명해졌어요.
마음이 가족처럼 하마 가족도 엄마 아빠 하마와
아기 하마가 함께 있었어요.
물속에서 자유자재로 움직이는 모습들이 편안해 보였어요.
“안녕, 난 마음이. 넌 이름이 뭐니?”
“난 하순이라고 해. 엄마 아빠와 함께 살고 있어.”
마음이는 하순이를 보고 너무나 반가웠어요.
언젠가 유튜브에서 본 아기 하마와 똑 닮았거든요.
하순이가 인사를 하고 입을 ‘하’하고 벌렸는데 정말 너무나 컸어요.
마음이 얼굴도 들어갈 것만 같았어요.
눈망울은 송아지처럼 크고 또렷했고, 움직일 때마다 귀도 움찔했어요.
하마의 콧구멍은 물속에서는 잠겨 있었고요.
“마음아, 저기 하마 입 열 때 큰 송곳니 보이지?
왜 이렇게 송곳니가 큰 것 같니?”
아빠가 마음이에게 물었어요.
“저도 알아요. 그건 크고 날카로운 송곳니를
적에게 보여주어서 겁을 주기 위해서라고 했어요.”
“마음이가 잘 알고 있구나.”
이 모습을 본 하순이와 하순이의 엄마 아빠도 흐뭇하게 바라보았어요.
마음이가 기특했는지 물속에서 전속력으로 잠수를 하며
이리저리 왔다 갔다 했어요.
“마음아, 하마가 지금 물속에서 헤엄치는 모습이 어떤 것 같니?”
“엄마, 제가 듣기로 하마는 물속에서 수영을 잘 못한다고 들었어요.
하마는 잠수를 하는 거래요.”
“여보, 마음이는 정말 모르는 게 없네요.”
“하하”
“호호”
마음이의 엄마 아빠는 마음이가 야무지게 대답하자
너무나 기뻐서 하하 호호 웃었어요.
마음이도 신이 나서 하마를 더 오래도록 바라보았어요.
하마는 피부가 매우 약해서 낮에는 주로 물속에서 생활한다고 해요.
피부가 햇빛에 오래 노출될 경우 심하면 목숨을 잃기도 한다고 했어요.
마음이는 그런 ㄴ하마가 낮에는 동물원 관람객들을 맞이하며
물속에서 헤엄치는 모습이 대견하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했어요.
“하순아, 나는 언젠가 TV에서 아프리카 하마가
서로 싸움을 벌이는 모습도 보기도 했어. >>
그런데 너는 정말 순해 보이는구나?”
“나는 영역 싸움을 할 필요가 없으니깐.
나도 가끔은 내 안에 공격성이 있지는 않을까 무서울 때가 있어.
너는 안 그렇지?”
“나도 아직은 동생이 없어서 괜찮은데
혹시라도 동생이 생긴다면 어떻게 될지 모르겠어.
하지만 나는 엄마·아빠의 사랑을 듬뿍 받으니깐
다른 욕심은 안 생기는 거 같아.”
“하하하. 나도 그래. 우리 엄마·아빠,
그리고 사육사 언니가 정말 잘해주셔.”
“배고플 땐 어떻게 해?”
“사육사 언니가 엄마·아빠와 우리에게
고구마, 배추, 양배추 등 먹을 것을 잔뜩 주시기 때문에 배불리 먹고 있어.”
“아, 정말 먹는 양이 어마어마하겠다.”
“응, 너도 알다시피 우리 하마는 아프리카 대표 초식동물로
코끼리, 코뿔소 다음으로 큰 몸을 자랑하거든.”
하순이와 마음이는 계속 눈을 맞추며 마음속으로 대화했어요.
그러다 자기도 모르게 마음이는 슬퍼졌어요.
하순이가 아프리카에서 살면 지금보다 더 행복할 것 같았거든요.
“하순아, 아프리카가 그립진 않아?”
“한 번도 가본 적이 없어서 잘은 모르겠어.
그렇지만, 아주 멋진 곳일 것 같아.”
“내가 이다음에 크면, 할 수만 있다면
동물원을 지금보다 더욱 안락한 곳으로 만들어 줄게.
아니, 아프리카 땅에 꼭 갈 수 있게 해줄게.”
“말만 들어도 고마워. 하지만, 난 지금도 행복한걸.”
그때 엄마 아빠가 불렀어요.
“마음아 뭐하니?”
“엄마, 하마는 공격성이 강하다고 들었는데 여기 하마 가족은 정말 온순해요.”
“그래, 맞아. 마음이와 똑 닮았구나.”
“하순이가 꼭 제 친구 같아요.”
“우리 마음이가 동물 친구들을 많이 사겼는 걸.
자 다음 동물을 보러 가자꾸나.”
마음이는 아쉬움을 뒤로하고
하순이 가족에게 작별 인사를 하고 발걸음을 옮겼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