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친 두 발이 닿을 곳을 찾아
핏빛 물든 그 땅 위를
유령처럼 떠돌아
가시 박힌 두 발이
디딜 곳을 찾아
핏빛 물든 대기 속을
유령이 되어 맴돌아
잔인한 너의 혀는
시뻘건 피를 마시며
오늘을 노래하는가
독을 뿜는 너의 혀는
검붉은 피를 마시며
내일을 노래하는가
잔인한 너는 나의 피맺힌
심장을 움켜쥐고
나를 위해 노래하는가
나의 심장 속에 무엇이 남았는가
너의 잔인한 두 손 위로
내 심장의 고동이 내려앉는가
나의 지친 두 발이
닿을 곳을 찾아 헤매
잔인한 너는 피 묻은 두 발로
너의 땅을 더듬고 있는가
잔인한 너의 혀는
시뻘건 피를 마시며
오늘을 노래하는가
독을 뿜는 너의 혀는
검붉은 피를 마시며
내일을 노래하는가
잔인한 너는 나의 피맺힌
심장을 움켜쥐고
나를 위해 노래하는가
그 혀를 잘라라
너의 혀에 감겨있는
그 독을 마셔라
너의 숨을 막아라
너의 호흡으로
나는 더욱 거칠어져만 간다
죽어버려라
너의 정의는 오 간데 없고
너의 텅 빈 이름만이
대기 속에 흩어져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