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가를 거닐 때
불어오던 산들바람
우거진 갈대숲을 지나
저 멀리 사라지고
코스모스 가득 핀
들녘에 소슬바람 분다
맑고 높은 하늘에
조각구름 한가히 떠있고
따사로운 햇볕에 밤들이 익어간다
아 옛 시절이 문득 그리운 가을
아 그 시절로 다시 돌아가고픈
가을 가을
가을이 깊어간다
어느새 붉게 물든
나뭇잎들 떨어져
이따금 스산한 바람에
우르르 쓸려간다
계곡물 흐르는 소리
억새숲 바람 소리
맑고 푸른 하늘에 쏟아질 듯
수많은 별들
초승달 외로운 산장의
밤이 깊어간다
아 까닭 없이 쓸쓸해지는 가을
아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은
가을 가을
가을이 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