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냇가에서

김원중
앨범 : 느리게 걸어가는 느티나무

시냇가에서
풍뎅이 날아다니는 어린 시절 한 여름에
우리는 쌔까만 벌거숭이 모든게 꿈 속 같았죠
양손엔 고무신 들고 온종일 냇가에 서서
각시붕어 꽃피리는 하나 못잡고 송사리만 겨우 잡았죠
지금은 더러운 물만 고인 어린 시절 시냇가
이제는 나도 변해 세파에 찌든 꿈 없는 한 나그네
그 무엇이 너와 나를 지금까지 데려와
다시는 다시는 이제 다시는 다시는 못가게 하나
(간주)
흙탕물 일으켜대는 작은 발이 너무 예뻐서
아줌아 빨래하며 바라보다 화를 낼까 끝내 웃었죠
신발엔 고기를 담고 맨발로 처벅처벅 걷다가
이제는 모두가 시들해져서 논 속에 던져 버렸죠
지금은 더러운 물만 고인 어린 시절 시냇가
이제는 나도 변해 세파에 찌든 꿈 없는 한 나그네
그 무엇이 너와 나를 지금까지 데려와
다시는 다시는 이제 다시는 다시는 못가게 하나
다시는 다시는 이제 다시는 다시는 못가게 하나
다시는 다시는 이제 다시는 다시는 못가게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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