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3년째 활동 반경은
두 정거장
그 이상은 별로 가볼 일이 없어
지하철에 지옥을 반년 동안 느낀
뒤로 이사 이후엔 걷는 게
다반사
몇 편의 영화를 보는 게 사람들과
지내는 것보다 맘 편해 IT를 통해
친구들과의 대화
짧은 안부 따위를
물으며 하품해 타지에
부모님과의 통화는
1 2분을 넘지를 않지 왠지
전보다 더 어색해진 식구 친구
무너져 가는 관계 삶은 언제나
안개 습기 찬 내가 밝게
웃으며 밖에 나가 놀던 게
학생 때 뿐인 것 같아
요샌 입에서 새어 나오는건
뭣 같아 라는 말만
되뇌어 욕도 아닌 것 같아
이딴 게 대수롭지 않은
무표정의 반응들이
익숙해진 서울사람에
주변에 많이 있지
범죄자의 몽타주로 대조해 보면
몇 명쯤 잡아 들이진 않을까
지하철 화물칸에
숨어든 이들이 핸드폰 모서리로
얼굴을 가리고 있어 누군가
다가오는 건 왜 항상 물건을 파는
행상 인들 뿐인지
나만 그래 너는 안 그래 어디론가
가는 거리 귀에 이어폰을 꽂고
고개를 숙여
뭐를 보고 걷는 거니 괜히 받은
전단지를 버리려고
쓰레기처럼 구겨
이게 뭔지 흘겨 보면 왠지 시간이
많아도 다니고 싶지는 않아
할 때쯤 되게
성실하게 생기신 분 한둘이
내게 뻔한 길을 물어 가는 방법은
정말 간단한데
언덕 넘어 있다고 대답하면
직장인이냐고 되물어 볼 때 마다
대답하지는 않아
절대 가는 길이 바빠서
대답해주기 힘든 게 아냐
그냥 내 맘이 너무 아파서
아무것도 믿고 싶지 않아
혼자인 게 익숙해 진 것 같아
도시 속에 나 같은 사람만 가득
가둬뒀나 이 빗속에 우는 어린
아이 같이 혼자 남겨진 나
생각해 보면 이건 나에 대한
애도 전에 나는 죽었다 다시 맘
바로 잡은 태도
위태로운 애로 보여 그래 이제
해로운 나를 버려 새로운
각오를 다지며 스며들어온
아침에 부드러운 햇빛 받으며
사람들과 나누는 대화 표정을
그리는 회화 이전까지 오해와
와전에서 벗어나 전할 수 있는
감정들로 그들도 돌에서
물로 변할 수 있지
모두가 변환스위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