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다 보니 어느새 여기 있네
나는 그대로인데 세상은 날 잊었네
이 밤 아무도 상관치 않는
어느 중년이 거리 위로
걸어 가 걸어 가 걸어 가
화려한 야경이
뜨거움이던 젊은 날처럼
날 비추네
살아가는 일은 자존심을 지워가
나는 스물인데 세상은 아니라네
이 밤 아무도 상관치 않는
어느 중년이 거리 위로
걸어 가 걸어 가 걸어 가
화려한 야경이
쇠잔한 내 가슴 속 불꽃을
지워가네
이 봐 그렇게 날 비웃지 말아
아직도 난 뾰족한
유니콘의 뿔처럼 꿈을 향하고 있어
저 높이 날아오를 수 있어
이 밤 생활에 꺾인 날개를
쓰다듬어 주겠어
지키겠어 내 안의 꿈이 푸르도록
숨 쉬도록
걸어가다 보니 어느새 여기 있네
나는 스물인데 세상은 아니라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