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이 그리워, 네가 그리워
그와 함께 낡은 차를 타고 여기까지 왔지
계곡 물엔 단풍잎들이 헤엄치고
은어떼들 산으로 오르는 꿈을 꿨어
구례 읍내 하늘 나지막히 노을꽃 피고
산은 벌써 가을 햇살 툭툭 털어내는데
저 바람 자유자재 오, 정처도 없이
찰랑대는 물결, 모래 위를 걸어가는데
강이 그리워, 네가 그리워
저문 날 네 노래 들으려 여기까지 왔지
너는 가늘게 반짝이며 밤 바다로 가고
네가 떠나간 여울목에 다시 네가 있는데
산은 여기저기 상처난 길들을 지우고
가난한 시인네 외딴 빈 집 개만 짖는데
강이 그리워, 네가 그리워
그치지 않는 네 노래 들으려 여기 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