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 둘, 셋에 퍼지는
물결의 이야기는
나에게로 다가와 속삭여
둘, 둘, 셋에 달리고
셋, 둘, 셋에 멈췄던
그 순간들, 이 마음은
호수 아래 가라앉아
아득히 사라질 너와의
추억을 두 손에 잡은 채
이야기의 끝을 따라서
얌전히 걸어가고 있어
기나긴 동화의 끝에는
가려진 우리의 운명이
기억 속에 남겨진 채로
물들어 가는 걸, 수채화처럼
그려지는 선들은
나와 함께 앉아서
우리만의 색을 입혀
모든 게 점점 변해 가
까맣게 나를 괴롭혔던 그날에도
빨갛게 나를 감싸 안던 그날에도
너만은 내 옆에서
나를 바라고 있었어
아득히 사라질 너와의
추억을 두 손에 잡은 채
이야기의 끝을 따라서
얌전히 걸어가고 있어
기나긴 동화의 끝에는
가려진 우리의 운명이
기억 속에 남겨진 채로
물들어 가는 걸, 수채화처럼
눈물을 타고 흐르는 너와의 추억은
이상에 부딪힌 채 날 잡고 놓질 않아
여행길에 남아있는 널 만나러 가겠다고
아, 약속한 우리의 과거는
물이 쏟아지듯 번져서
아무도 다시 알아볼 수 없어
(하얗고 푸르게 물들어)
내가 널 만나러 갈 테니
조금만 기다려 주겠니?
한결같이 빛나던 너는
나만을 비추고 있었어
아득히 사라진 추억의
진실을 찾아서 떠날게
기억 속에 피어나는 널
물들게 하는 걸, 수채화처럼
흩어져 가 물들어 가
하나, 둘, 셋 여행을 시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