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르겠어 강한 게 뭔지
시퍼렇게 날이 선 칼날에 걸린
실오라기 같은 한 남자의 고민
매번 마주한 내 현실 앞에서
부딪힌 벽이 단단해서일지
아니면 내가 나약해선지
모르겠어 강한 게 뭔지
아직 모르겠어 나 강한 게 뭔지
여긴 진짜가 된 가짜들이 천지
이 바닥 밑바닥도 모든 게 다 정치
아직 닿지 못한 윗 공기는 어떨지
생각만 해도 머리가 아파오지
감당하기 버겁다는 변명으로 도피
평화를 찾겠다고 한껏 게을러진
날 죽여놨던 악마의 손짓
아직 모르겠어 진짜 강한 게 뭔지
내가 진짜라고 생각했던 사람들이
하나둘씩 차차 무기력해지는 것을
난 받아들이지 못했어
이 바닥 순리가 다 그리 흘러간다고들 해
나 또한 아무리 차가운 이 바닥을
비집고 들어가려 해도 한낱 그림 속
떡에 가까운 일말의 망상뿐인걸
그 이치에 나 반하듯이 살아 숨 쉬지...
이기고싶은 마음뿐이었어
그게 흠이었어 큰 실이었어
날 그만큼 잃었어
모든 게 다 꿈이었어
환각의 끝이었어
다 내게 돌아올 아픔이었어
나 여태껏 착각했었지만
이제 조금 알 거 같아 강한 게 뭔지
이 세상에서 가장 멋진 말로
가득했던 술잔이 이제는 텅 빈 잔
성공할 거라는 내 과거의 거짓말이
여전히 내 목젖을 적신다
자그만 용기와 넘치는 오기가
헝클어져 있던 신발 끈을 꽉 조인 다음
상처를 덮고 다시 단상에 서니
이제 조금 알 거 같아 강한 게 뭔지
지는 게 어떻게 이기는 거냐는 말
내 머릿속에서 맴돌았어 항상
정신병 환자처럼 난 혼잣말을
끊임없이 토하면서 각성한
날 찾으려고 악착같이 버텨왔다
극도의 긴장 속에 떨었다만
그 두려움에서 나 한 발 뗐더니
이제 조금 알 것 같아 강한 게 뭔지
강한 게 뭔지 강한 게 뭔지
너도 나도 신이 되려고 발악했었지만
자신을 잃고 거짓으로 탁하게 번진
이 꾸며진 힘은 고작 바람 앞의 먼지
왕관에 얹힌 감당 안 될 권위가
뭐 대수라고 그토록 나 갈망했던 건지
놓아버릴 거야 이제 날 향한 회초리
전부 싹 다 내버리고 꽉 잡아 내 정신
강한 게 뭔지
이제 진짜 알 거 같아 강한 게 뭔지
강한 게 뭔지
이제 내가 보여줄 게 강한 게 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