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슬픈 밤
숨을 곳 없는 나
어긋나는 일을
저질렀지만
이상하게도 부끄럽거나
두렵지도 않아
맹세컨대 난 그게
뭔지조차도 몰랐으니까
잠들기 전 늘
소용없는 기도
신조차도 나를
사랑하지 않으실까 봐
두려웠어 늘
원하시는 대로
맹세컨대 난 그게 옳은
일이라고 믿었으니까
너의 존재 위에
무언가를
너의 존재 위에
무언가를 두지 마
어떤 내일도
오늘을 대신할 순 없어
그보다 더 소중한
너의 존재 위에
난 참 바보처럼 쫓았지
보이지 않는 허상을
잡히지 않는
안개를
두 손에 쥐려고
애를 썼네
불행함의 이유를
이 괴로움의 시간을
다 견뎌 내려 하지 마
바로 지금 이 순간부터
너의 존재 위에
무언가를
너의 존재 위에
무언가를 두지 마
꿈도 명예도
어제와
불확실한 내일
그보다 더 소중한
닥친 내일이
어깨를 짓눌러
멍든 어제가
발목을 잡아도
모든 이유를
이해할 때까지
너의 존재
위에
너의 현재 위에
무언가를
너의 존재 위에
무언가를 두지 마
어떤 약속도
아무도
대신할 수 없는
무엇보다 더 소중한
너의 존재 위에
너의 존재 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