꽉 막힌 도로 위에 멈춰 있을 때
이런저런 생각들이 밀려오지
지나간 일들
철 지난 이야길 지나
밀린 일들이 떠올라
정신이 차려질 즘에도
한 뼘도 나아가지 않은 것 같은데
미터기 숫자는 제법 늘어나 있고
이쯤 되면은 조바심이 나기보다
어떻게 해야 좋을지
막막해 창문에 기대어
문득 평온해 보이는 얼굴
차가운 바람에도
웃음을 잃지 않는 사람들
깜빡 잊고 있었구나
오늘이 크리스마스라는 걸
어차피 늦어 버릴 것만 같은데
전화기나 꺼내 만지작거려 본다
메리 크리스마스
서먹해진 친구들에게
잘 지내냐는 말 대신
쑥스런 안부를 묻는다
문득 도착했다는 말에
주위를 둘러보니
내가 잘 알고 있는 골목길
아무 이유는 없겠지만
오늘은
조금 달라 보이는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