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청가 화초타령 ~ 심봉사 타루비 탄식

정윤형
앨범 : 정윤형 보성소리 눈대목

화초도 많고 많다. 팔월부용군자용 만당추수의 홍련화, 암향부동월황혼 소식 전턴 한매화, 진시유랑거후재라 붉어 있다고 홍도화, 구월구일용산음 소축신 국화꽃. 삼천제자를 강론을 헐 제 향단춘풍의 은행꽃. 이화만지불개문허니 장신궁중 배꽃이요, 천태산 들어가니 양변개작약이요, 원정부지이별허니 옥창오견의 앵도화. 촉국한을 못 이기어 제혈허든 두견화. 이화, 노화, 계관화, 홍국, 백국, 사계화, 동원도리편시춘, 목동요지가 행화촌. 월중단계무삼경 달 가운데 계수나무, 백일홍, 영산홍, 왜철쭉, 진달화, 난초, 파초, 오미자, 치자, 감과, 유자, 석류, 능라 능금, 포도, 머루, 어름, 대초, 각색 화초, 갖은 향과 좌우로 심었는디, 향풍이 건듯 불면, 벌, 나비, 새, 짐승들이 두 쭉지 쩍 벌리고 지지울며 노닌다.
천자 대강 탐문허시니 세상의 심소저로구나. 궁녀로 시위하야 별궁에 모셔놓고, 이튿날 만조백관 조회석상에서 간밤 꽃 본 사연을 말씀하시니, 제신등이 여짜오되, “하늘도 국모 없으심을 알으시고 인연으로 내렸사오니 물실차기 하옵소서. 국모로 정하심이 지당할까 하옵니다.” 천자 그말이 옳다 허고 그날로 택일할 제, 오월 오일 갑자시라. 심황후 입궁 후 연년이 풍년이요, 가가호호 태평이라. 요순천지 다시 보고, 선강직거 되었더라. 그때여 심황후 부귀는 무쌍이나 다만 부친 생각뿐이로구나. 일야는 옥난간에 빗겨 앉어 탄식을 허실 적에,
추월은 만정허여 산호 주렴에 비치어 들 제, 청천의 외기러기는 월하에 높이 떠서 ‘뚜루루루루루 낄룩’ 울음을 울고 가니, 심황후 기가 막혀 기러기 불러 말을 헌다. “오느냐? 저 기럭아. 소중랑 북해상의 편지 전턴 기러기냐? 도화동을 가거들랑 불쌍허신 우리 부친전에 편지 일 장 전하여라.” 방으로 들어와 편지를 쓰랴헐 제, 한 자 쓰고 눈물 짓고, 두 자 쓰고 한숨 쉬니, 눈물이 먼저 떨어져서 글자마다 수묵이 되니, 언어가 오착이로구나. 편지 접어 손에 들고 문을 열고 바라보니, 기러기는 간 곳 없고, 창망한 구름 밖에 별과 달만 두렷이 밝았구나.
천자 내궁에 들어와 심황후 수색을 살피니 눈물 흔적이 있거날. “부는 천하를 두셨고, 귀는 황후옵난디, 무슨 근심이 있나니까?” 심황후 여짜오되, “천하막비왕토요 솔토지민이 막비왕민이나, 세상에 불쌍한 게 맹인이오니, 천하 맹인을 한 때 황극전에 불러 위로함이 어떠할까 하나니다.” 천자 치하허시고, 그 날로 석달 열흘 맹인잔치를 배설 하시는데, “대소 인민간에 황극전에서 맹인 잔치를 배설하였으니, 만일 빠진 맹인이 있거든 그 고을 수령은 봉고파직을 허리라.” 이렇듯 전령하여 놓으니, 천자의 어명인지라 지어 애기봉사까지도 잔치에 참석허였던가 보더라.
그때여 심봉사는 모진 목숨이 죽지도 않고 근근부지 지내갈 제, 도화동 백성들이 심소저 효행에 감동이 되어 강두에다 망사대를 세워놓고 춘추로 제 지낼 제, 무릉촌 승상 부인도 망사대 곁에다 타루비를 세워놓고 연연히 제 지낼제, 비문에 허였으되, ‘지우노친평생안허여 살신성효행선거라. 연파만리상심벽허니 방초년년환불귀’라. 이렇듯 비문을 하여 세워 놓으니, 오고 가는 행인들도 뉘 아니 슬퍼허랴? 심봉사도 딸 생각이 나거드면, 더듬더듬 길을 물어 망사대를 찾어가서 비문을 안고 우더니라. 일일도 심봉사 마음이 산란허여 지팽막대 흩어 짚고, 더듬더듬 타루비를 찾아가서, “후유! 아가, 청아! 내가 또 왔다. 너는 내 눈을 띄우랴고 수중고혼이 되고, 나는 모진 목숨이 죽지도 않고 이 지경이 웬 일이란 말이냐? 날 데려가거라. 나를 데려가그라. 살기도 나는 귀찮허고, 눈 뜨기도 내사 싫다.” 비문 앞에 가 엎드려져, 내리둥굴 치둥굴며, 머리도 찧고, 가삼 쾅쾅, 두 발을 구르며 남지서지를 가르키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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