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쳐 지나간 아지랑이 마저도
흩어져 또 사라지고 나면
떠도는 파편들은 저 멀리
길 잃은 아이처럼
깊은 여행에 빠져버릴 때면
시리게 푸른 빛은
맘 속에 짙은 섬광을 내리고
조각난 거울, 불 꺼진 이 곳에
그림자 마저도 빼앗긴 밤
퓨즈 속 끊어진 시간을 돌며
보이지 않는 문을 찾아 Run away
끝도 없는 깊은 어둠 속
나를 찾아 줄 순 없니?
Far away 여기서 날 꺼내 줘
닿지 않는 곳의 순간의 스파크
손을 뻗어 떠도는 마음을 잡아줘, 지금이야
깨진 입자 저 멀리 애써 시선을 보내도
변하진 않겠지
알아 다신 돌아올 수 없는 걸
영원히 주위를 맴돌아
네모난 수평선 너머론
간절히 바라던 태양을 쫓아가고
끝없이 방황하며 저 멀리
닿지 않을 게 뻔한 목소리를 높여서 불러봐도
손 틈을 지나가는 신기루 같은 전자의 자국만
어디로도 가지 못하고
회로 속을 떠돌아가며
아마 꿈을 꿨던 걸지도 몰라
아침이 오지 않을까?
Run away 무수한 조각들을
한 손에 꼭 쥐고 길을 잃었을까?
알 수 없는 깊은 소음들만
아득히 들려오는 걸
잊혀진 이름 사이에서
하얗게 드리운 빛 바랜 그림자
무너지는 여기 얼어버린 나에게
뭘 원하는지
Far away 다시 나를 구해줘
또 한 번 외쳐도 이미 늦었을까?
이 꿈에서 깨워준다면
난 뭐든 할 수 있을 텐데
파란 밤 고요히 내리는
어둠 속에 숨은 떠돌이 천사는
정처 없는 전원 소리만을 들으며
잠에 취할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