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이 더워 그런지 잠이 오질 않아요
까만 방 천장에는 별자리가 보여요
밤을 새워 별들과 담소를 나눠요
수두룩한 모습이 아픔과 닮아 보여요
코앞에 보이는 저건 북두칠성이고
그 위에 흔들리는 저건 천칭 자리고
저만치 사라지는 저건 아빠 자리네요
오늘도 난 뒤척이다가 글자를 적네요
나는 많던 잠을 잃었나 봐요
친구 말고 별만 늘었나 봐요
나는 많던 겁이 줄었나 봐요
캄캄했던 밤이 난 너무 무서웠는데
저 멀리 떠나는 저건 어린 시절 친구들
그 위에 흔들리는 저건 나의 맹세들
십센치 다가오는 이건 울적함이네요
오늘도 난 뒤척이다가 울음을 깨워요
나는 많던 잠을 잃었나 봐요
친구 말고 별만 늘었나 봐요
나는 많던 말이 죽었나 봐요
잠잠해진 방은 날 자꾸 보채기는데
아 천진난만한 열일곱 여름밤
아 우유부단한 열일곱 여름밤
아 천진난만한 열일곱 여름밤
애꿎은 잠만 쫓아내는 여름밤
애쓰던 것만 나타나는 어둔 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