촉촉하게 비가 내리는 날
젖은 어깨를 뒤로하고
골목 구석에 들어선 카페
나를 반기는 그 향기에
따뜻한 카페 알롱제와
레몬 마들렌 주세요
한 권의 시집을 꺼내어 보다
채 읽지 못하고 덮어두네
커피 한 모금에 마들렌 한 입 베어 물면
달콤함을 따라
흘러간 그곳엔
너와 함께한 순간들
그날에 우리의 음악과
코 끝을 스치던 계절의 냄새
손이 따뜻하다며 내게 미소 짓던
너의 옅은 두 눈 빛
커피 한 모금에 마들렌 한 입 베어 물면
촉촉함을 따라
흘러간 그곳엔
너와 함께한 그 시절들
매일 타던 익숙한 버스와
함께 꿈꾸던 둘만의 미래
추운 게 싫다며 팔짱을 낄 때면
쉼이 되어준 너의 향기
촉촉하게 비가 내리던 날
잠시 들렸던 그 카페엔
사랑을 말하던
떨리는 목소리와
너의 모습만 남아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