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집이었으니까 난 갈 곳이 없다
이불처럼 곁에 있어줬으니까
익숙한 돌아가는 길이 낯설어져도
발걸음 돌리지는 못하고
넌 내 눈이었으니까 난 볼 수가 없다
눈 감아야만 더 선명하게
세상을 보여줘서 고마웠다
이제는 돌려줘야 할테지
익숙한 거리에서 길을 잃은 나였고
매일 듣던 노래가 이젠 너무 싫어져
찬란했던 야경도 너무 쓸쓸해보여
이 도시가 날 밀어내나봐
나 혼자 돌아가는 방은 그대로지만
왠지 모든 걸 다 알고 있다는 듯 날 품네
이렇게도 빈 공간이 참 많았었던가
긴 한숨으로 이 방을 채우네
난 그래도 널 미워하지는 않아
받은 게 훨씬 많았으니까
두고 간 건 내가 잘 간직해볼게
내 마음 깊은 곳에서
나 혼자 돌아가는 방은 그대로지만
왠지 모든걸 다 알고 있다는 듯 날 품네
이렇게도 빈 공간이 참 많았었던가
긴 한숨으로 이 방을 채우네
어쩌면 내 맘이 너무 좁아서
너를 품기엔 모자랐는지도 몰라
네가 빠져나간 공간을
어둠이 채우고 있네
너에게도 내가 집이 되어줄 수 있을까
힘들때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내가 없더라도 그 안에서 쉬어도 돼요
괜찮아 그댄 그대 길을 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