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아버지 (시인: 마흐무드다르웨어)

최응찬

♣ 나의 아버지

-마흐무드다르웨쉬  시

달을 쳐다보던 시선을 돌리면서
아버지는 무릎을 굽혀 두 손으로 흙먼지를 퍼담는다.
비 한 방울 보내지 않는 하늘을 향해 기도를 그리더니
나더러 떠나지 말라고 당부한다.

저 옛날 옛적부터
아버지가 돌을 치워 수풀 동산으로 일군
골짜기를 번갯불이 밝혀 놓는다.
당신의 피부는 이슬에 젖는데
당신의 손은 돌을 치우고 있다.
그러자 지평선으로부터 노래소리 들려온다.
오디세이는 용감한 기사였느니라.
집안에는 식탁도 있고
빵도 술도
신발도 말도 있었느니.
바위 위에서 기도를 드리며
언젠가 아버지는 말했다.
달을 쳐다보는 네 시선을 거두어라.
바다를 조심하고 여행을 조심해라!

신들이 당신을 믿는 신자들에게 채찍을 들었을 때,
나는 말했다. 우리 모두 무신론자가 되자고,
머리를 숙이면서 아버지는 대답했다.
욥은 고통과의 대화를 통해
미물들과 구름의 창조주에게
항상 감사 했느니라
상처를 입는 것은 나일지언정
시체나 우상이 입는 것은 아니니라.
상처 그리고 고통이 하는 대로 내버려두고
참회 속에서 나를 도와 주시기를 기도해라.
별 하나이
지평선으로 떨어지고 있었다.
나의 옷은 불과 바람 속에 휩싸였다.
나의 눈은 대지의 흙먼지를 바라보고 있었다.

언젠가 아버지는 말했다.
나라를 잃어버린 자는
온 천하에 제 무덤도 못 가진다.
그리고 나더러 떠나지 말라고 당부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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