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내리던 그날
잠깐 보자는 말에
서로의 내일을 더 이상 알 수
없는 사이가 되어버린 우리
사실은 나 알고 있어
이제서야 일어난 것 뿐이야
우리가 이렇게 되기 전
혼자 준비하고 있었던 거야
매일 밤을 혼자 울던 나의 방에
안온한 빛이 들고
우리의 시간을 잠시 애도하며
그렇게 끝난 거야
너와 내가 보낸 계절들이
그땐 왜 그렇게 선명했던 걸까
가끔 생각나는 날도 있겠지
그래도 괜찮아 이젠
한동안은 아무것도
손에 잡히는 것 하나 없지
아주 잠시 너도 나만큼
아니 나보다 더 힘들면 했어
지금 생각하면 별일 아니었던
모난 기억의 조각
시간의 파도에 구르고 부딪혀
그렇게 흘려보내
너와 내가 보낸 계절들이
그땐 왜 그렇게 선명했던 걸까
가끔 생각나는 날도 있겠지
그래도 괜찮아 이젠
마지막에 건넨 인사처럼
우리 그렇게만 기억해 두자
가끔 생각나는 날이 있어도
그렇게 잘 지내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