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천천히 땅에 떨어지고
미간을 찌푸려 여긴 겨울이고
한국을 피해
러시아 술에 취해
내다보는 식어버린 새벽
빈 병 깨버려 꺼내지 새 병
우린 못 돼지 세 명이
두 명이었지만 한 명으로
줄어드는 게 슬프지 않네
아 나의 청춘은 갔네
아름다웠던 모습은 원래부터
내 것이 아니었을 때가 더
사랑스러웠던 법
지불하기에는 아까운 것
감정과 자유
철학적 사유
존재의 이유
눈앞에 연연하기보다
떨어지는 하늘을 봤네
비가 천천히 땅에 떨어지고
끊지 못했던 술에 절여지며
낮을 피하지
과거를 미화하지
땀나던 밤이 상쾌해 보이는
이유는 도대체 what
추억으로 텅 빈 마음을 채워
따뜻해지는 듯 싸늘해져
내가 이상이라면
너는 현실이었고
우리들은 괴리였지
말 한번 섞는덴 오만 원어치
남지 않을 거라면 don't touch
한겨울 손처럼 봄날은 텄지
오렌지색 기분은 못 넘기지
며칠, 우린 마침 늙었고 주름이 눈에 띄었지
열심, 노력이 필요한 관계는
쌍방이 아니면 힘들지
밭이 시들어 버렸네 비가 내리지를 않으니
안을 고집할 이유가 없어진 널
안을 수가 없어 내다 버리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