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실 문을 여는 게 너무 두려웠어
맨날 고개를 숙였지 난 햋빛을 등졌어
시계만 보다가 하교 시간이 되면
축구하는 얘들을 지나 집으로 달려가서
침대에 누워, 이어폰을 꽃아 좋아하는 앨범을 돌려
가사가 나를 말하는 것 같아 서러워
해가 질 때면 난 이불 속에 숨어서
내 가슴엔 밤에 우는 닭이 살아 오늘도
맨날 취미로 만들던 랩, 막 외울 땐
아무 생각 없이 뱉는 게 마냥 좋았네
4학년 선생님이 처음으로 응원해 줬던 내
꿈 그때부터 난 진짜 잠에 든 것 같에
이 세상엔 수학으로는 풀 수 없는 문제가 많지
항상 나의 꿈을 정해주는 게 화났지
두려울 땐 엄마가 말하길 형주야
너의 잠꼬대는 결국 이뤄지니 더 말하길
혼자라는 걸 모를 정도로 혼자였네
난 여기에 모든 걸 걸었지 내 삶을
쉽게 되는 게 하나 없기에 더 재밌네
목이 쉬어도 소리를 내 이건 단소같에 가끔
그때처럼 침대에 누워서 앨범을 돌릴 때
그때의 공기가 느껴지네 나의 코 밑에
사람들은 좋은 멜로디를 찾지만
가끔 음대신 가사가 들릴 때가 있어
맨날 고개를 숙였지 달이 해를 이길 때면
침대에 누워 좋아하는 앨범을 돌려
쨍한 해 아래서 친구들과 랩을 주고받어
프리스타일처럼 자유롭게 난 인생을 살어
주제 하나 던지면 일단 라임을 박아
이상한 라인 나오면 웃음으로 넘기고 다음 라운드
가사를 절어도 괜찮아 우린 진짜 느껴 힙합
랩 가사 쓰다 늦잠 자고 등교하는 게 내 타임라인
학년 올라갈수록 랩 친구는 사라져
그게 철이 든 건지 어른 눈칠 보는 건지
아님 사회를 꿈보다 먼저 배운 건지
모르겠는데 난 차피 수업 시간에 잤기에
항상 상상했어 내가 무대에 스는 걸
수학책에서 가사지로 난 써 모든 걸
내가 힙합에 반한 이유를 너도 알게 되겠지
너가 이 앨범을 끝까지 들으면
자퇴 후 방안에 썩어 내 곡과 함께
내 용기는 밑 빠진 듯 난 미래가 걱정돼
혼자가 돼 랩만 할 때 온 사춘기
나는 외롭게 사는 게 어른인 줄 알았네
초라한 밥상 엄만 씹던 말을 내려놔
괜찮다는 말은 안 괜찮을 때 하는 말
한숨이 걸쭉할 때 새벽 공기 쐐면 항상
날 비추듯 별이 더 환히 빛나 그때의 밤
목보다 더 귀한 걸 걸었지 난 힙합에
숨 안 쉬고 랩 뱉어 이거 아님 죽을 각오로
진짜 미친 듯 간절해져 날 생각해서
라도 난 클리셰 가득한 성공을 원해
난 성공을 원해 다 걸었어 난 여기에
결과만 보는 세상에 난 과정을 통했어
나는 간절해 나는 머리도 잘랐어
이가 내 영감을 갉아먹기에 나는 여기에
전부 다 걸었지 멜로디 대신
가사를 들었던 때를 생각하며 뱉어
아마 너가 이걸 듣고 나면
그때 내 기분을 너도 알게 될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