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는 이방인

심수봉


아무런 약속 남겨 놓지 못하고
괴로운 미련만 남아
감싸던 어깨에 닿던 손을 놓지 말 것을
붉은 와인잔 잡은 떨린 손끝에
그날밤 웃던 모습은
가슴에 남아 잠못드는 나를 잊었나
녹지 않는 얼음이 당신이라면
당신이라면 녹여주고파
살이 타는 불꽃속이라도
둘이라면 난 따라가리
일년 지나고 또 일년 누구와 맺어졌나
우리 처음 만나던 날 기억하나
층계를 기억하나
설레며 부산에서 서울까지
아~ 노래를 좋아하던
떠나간 그대 이방인

2.
내일을 약속하며 내밀던 그 손
마지막 인사되었네
마음의 상처 날이 갈수록 자꾸만 깊어져
거짓말쟁이 여자 되어 버리고
그리고 보내온 사진
만냐야 한다는 음성 언제나 귓전에 맴돈다
행복한 시간이 너무나 짧았다
그렇게 헤어질 줄 알았다면
당신을 끌어안고서
매달릴 수 없었던 그 밤이
비 내리고 또 눈이 오고 계절 바뀔 때마다
누구의 잘못도 아니예요 지금도 사랑해요
언제나 다정하던 그대 모습을
아~ 다시 만날 수 없어
보고픈 그대 이방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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