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최원준

어릴 때 엄마 몰래 마셨던 그 커피
그 맛은 절대 잊을 순 없죠
커피 두 스푼 프림과 설탕은 세 스푼
달고 뜨거운 커피를 마시다 보면
마치 어른이 된 것 같았죠
세상 모든 걸 할 수 있을 것만 같았죠

첫사랑 날 떠날 때 마셨던 그 커피
그 맛을 절대 잊을 순 없죠
눈물 한 방울 시럽 대신에 넣었죠
쓰디쓴 눈물의 커피를 마셨더니
이젠 진짜 어른이 되었죠
세상 모든 게 쉽지 않다는 걸 알았죠

눈물의 재수시절
높아진 취업문턱
아버지의 구박
커피 한 잔으로
내 마음을 달랬죠

하지만 인생이란
늘 똑같지 않아요
아름다운 사람
취직하게 되고
선배를 만났죠

달콤한 카라멜 마키아토
거품이 가득해 카푸치노
에스프레소 아메리카노 향긋해
기쁨은 커지고 슬픔은 사라져요
커피를 마시며 얘기할 때
커피 한 잔의 진한 여유
커피 한 잔의 깊은 행복
커피 한 잔의 뜨거운 사랑
마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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