헛디딘 날이었어
푸르른 너의 고향
그곳에서 마주친 내가
비친 너의 까만 행성
하늘을 덮은 초목
혹은 거칠은 화산
그 사이에서 빛을 찾던
그러니까 날 일으키던
모래와 나뭇가지로도
전부 닿았어
반짝이는 우주를 지나
길고 긴 고요의 너머에서
여전히 알고 있어
너와 눈을 마주치고 있단 걸
언젠가 이 어둠 속
머나먼 밤하늘 사이에서
외로운 맘을 맞대자
그 미래에서
손을 흔들게
사라지지 않는 꿈이
뿌리내린 이정표가
노래하는 그 끝에서
기다릴게
이제는 떠나야 해
그로부터 수만 년
아직도 나를 섬기는지
그건 조금 슬플 것 같아
시침도 지쳐버린
그 어느 날
또 다시금 만날 수 있을까
수 놓인 고독들을
쓸쓸하게 바라만 보네
씨앗을 네게 줄게
그리움의 열매를 안고서
날 상상할 수 있게
바랄 수 있게
이 흩뜨러진
세상을 가로질러
까마득히 먼 이곳이라도
나를 찾을 수 있어
한 걸음 걸음
날 향해 일어나줘
시간이 엉킨 눈물은
이미 네가 닦아주었으니까
긴 밤이 감싸와도
멸망이 서서히 다가와도
넌 별을 사랑할 거야
그 너머에 줄곧 내가 있으니까
사라지지 않는 꿈이
뿌리내린 이정표가
노래하는 그 끝에서
기다릴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