넓은 벌 동쪽 끝으로
옌이야기 지줄대는
실개천이 회돌아
나가는 곳
얼룩백이 황소가
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곳
하늘에는 성근 별
초라한 지붕
흐릿한 불빛에
도란도란거리는 곳
하늘빛이 그리워
휘적시던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
질화로에 재가
식어지면
비인 밭에 바람소리
말을 달리고
엷은 졸음에
겨운 아버지가
집베개를 돋아
고이시는 곳
하늘에는 성근 별
초라한 지붕
흐릿한 불빛에
도란도란거리는 곳
하늘빛이 그리워
휘적시던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
밤물결 같은
귀밑머리 날리는 누이와
예쁠 것 없는 아내가
이삭 줍던 곳,
하늘에는 성근 별
초라한 지붕
흐릿한 불빛에
도란도란거리는 곳
하늘빛이 그리워
휘적시던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
풀섭 이슬에 함추름 휘적시던 곳
흐릿한 불빛에 돌아앉아
도란도란거리는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