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아 작렬하는 나의 태양아
잿빛으로 물든 나의 파랑아
검게 불타버린 들판에 안겨
나는 여기 있습니다.
원환의 굴레에 갇힌 나의 운명이여
떠맡듯이 받아버린 나의 시간이여
내가 짓밟고 올라선 생명의 무게가
메마른 바람을 부르네
의미 없이 주워섬긴 나의 명분이여
운명책에 깊이 각인된 생존본능이여
내가 감싸고 태어난 생명의 무게가
뜨거운 태양을 부르네
이해와 반목과
원망 그리고 또
다시 여름에는 우리들의 꽃이 피어날 거야
아아 뿌리박힌 나의 바위야
저기 추방당한 나의 들판아
서글픈 그늘에 목을 졸린 채
나는 여기 있습니다.
아아 자그마한 나의 희망아
다시 돌려받은 나의 절망아
한 조각 하늘을 뱃속에 품고
나는 여기 있습니다.
아아 축복받은 나의 아이야
아아 저주받을 나의 아이야
모두 태워버릴 나의 들판아
나는 내일 죽습니다.
아아 축복받은 나의 아이야
아아 저주받을 나의 아이야
태양 한 움큼을 토해내고서
나는 내일 죽습니다.
아아 축복받은 나의 아이야
아아 저주받을 나의 아이야
모두 태워버릴 나의 들판아
나는 내일 죽습니다.
아아 축복받은 나의 아이야
아아 저주받을 나의 아이야
태양 한 움큼을 토해내고서
나는 내일 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