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억의 방울진 새벽 안개를 얹고
무거운 어깨는 젖은 꽃잎처럼
이슬의 무게를 이기지 못해
늘어져 고개를 푹 숙인, 나
습한 얼굴 들어 올려다본 하늘은
도무지 그때와 같을 순 없어
오늘의 태양은 언제쯤 솟아 올라
그니까 언제야 날 비출 수 있어
따스함을 더 전해줘
마른 냄새를 안겨줘
흔적을 남기는 것이
전부는 아니니까
너의 마음을 전해줘
이별이라도 말해줘
지금도 방울져 너의 기억들이
물자욱 얼룩진 거뭇한 그 자리는
이렇게 도무지 지울 수가 없어
멍한 표정으로 쓸어보아도
안되잖아. 지울 수 없어, 너
어둠속을 '나는 유영'해
아주 검고 짙은 바닷속 그 어딘가를
분명 맑은 하늘위에 구름 밟아 노닐었던
그 세계는 한 순간에 뒤집혔어
한숨으로 흩어지고마는
푸른 연기처럼
그렇게 사라져간건
네 모습 뿐이야
이 상처도 가져가줘
네 흔적도 다 지워줘
지금도 눈물져 나의 이 마음이
어딘가로 깊이 가라앉은
너에게는 그 어떤 소리도
닿지 않는걸까 아니면 혹시
나의 외침만 흩어지는걸까
따스함을 더 전해줘
마른 냄새를 안겨줘
흔적을 남기는 것이
전분 아니니까
너의 마음을 전해줘
이별이라도 말해줘
지금도 쏟아져 우리 시간들이
제발 네 맘을 전해줘
이별이라도 말해줘
쏟아지는 빗속에서 나 울고 있잖아
나의 지난 시간들이
모조리 찢겨도 좋아
이 무대의 막을 내릴 수 있다면
수억의 방울진 눈물은 다 말랐어
넌 작고 비틀린 그저 얼룩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