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래진 꿈결 끝에서
홀로 긴 밤을 지켜요
텅 빈 하늘 위로
아득히 떠오르는 달
수많은 깊은 밤을 건너도
변하지 않는 밝은 빛을
담고 싶은 마음을 아나요
바라볼 수밖에 없는 그대가
어두운 밤을 채워도
메워지지 않는 마음을 끌어안아요
내 손을 잡아줘
나를 꼭 안아줘
까맣게 물든 나의 두려움까지도
늘 그 자리에 항상 머물러
따뜻한 빛으로 나를 비춰줘
눈을 감아도 알 수 있듯이
가리었던 안개 너머로
피어나는 한 줌의 빛이
내게 다가와요
차오르는 달빛 사이로
그려진 길을 따라가면
마주할 수 있을까요
내 곁에 있어줘
나를 바라봐줘
끝없이 번진 나의 그늘짐까지도
늘 그 자리에 항상 머물러
따뜻한 빛으로 나를 비춰줘
나아갈 길을 찾을 테니까
주저앉은 나를 다시 일으키게 해
멈춘 발걸음을 다시 움직이게 해
차가운 계절이 지나면
얼어붙은 길을 다시 녹여주면 돼
잠든 시간들을 다시 깨워주면 돼
이 밤이 흩어져가도
이젠 알 수 있어
느낄 수 있어
내게로 쏟아지던 그대의 온기를
내 빛이 되고 길이 되어줘
따뜻한 미소로 환히 웃어줘
저물지 않을 거란 걸 알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