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 누구인가 가까이 와보시게
옳지 조금만 더 그래 얼씨구 좋다
겁 없이 밤길을 거니는 나그네여
내 말 좀 들어보오
나뭇잎 동동 띄운 물 한 잔 마시며
잠시 쉬어 가오
나무아미타불 신령님이 보우하사
나무아미타불 신령님이
나는 올해로 스물하나가 된 청년인데
범을 잡는다 거드럭대다가
목숨을 잃었소만
이대로는 달상하여 황천을 건널 수 없어
옳다구나 당신이 나를 도와주시게
얼씨구 좋다 어절씨구 좋다
그대 나와 함께 어깨춤을 덩실 더덩실
정신을 잃고 쓰러질 때까지 이 밤
산신의 이빨 아래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무꾸리를 해보자
네 목숨이 곤히 붙어있을지
무꾸리를 해보자
미천한 명줄이 언제고 이어질지
나무 사이에는 웅신님이
연못 바닥에는 수살귀에
벽공너머에는 불사조가
나그네 뒤에는 도깨비가
교교하다 휘영청 만월이로세
얼씨구 좋다 어절씨구 좋다
그래 어디 한 번 어깨춤을 덩실 더덩실
정신을 잃고 쓰러질 때까지 이 밤
산신의 이빨 아래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수군대는 영산에 호랑이님
행차하옵신다
얼씨구 좋다 어절씨구 좋다
그래 어디 한 번 어깨춤을 덩실 더덩실
하찮은 네 놈 재주를 보자꾸나
이곳이 너의 무덤이로다
얼씨구 좋다 어절씨구 좋다 우리
모두 함께 어깨춤을 덩실 더덩실
눈을 뜨면 사라질 곡두여 이 밤
산군의 길 위에서
얼씨구 좋다 어절씨구 좋다 우리
모두 함께 어깨춤을 덩실 더덩실
눈을 뜨면 사라질 곡두여 이 밤
산군의 길 위에서
너를 데려가겠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