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리버 여행기 3부

레몽
앨범 : (소리동화 레몽) 걸리버 여행기

걸리버는 얼굴이 빨개졌어. 하지만 고맙게도 일꾼들이 재빨리 달려와 똥을 싹 치워 주었어.
걸리버가 산책을 할 때도 문제였어.
“조심, 조심, 또 조심!”
작은 집들을 밟지 않으려고 조심조심 걸었어. 하지만 걸리버가 아무리 조심조심 걸어도 마을은 쿵쿵 울렸어.
“으아악~~~ 여보, 땅이 흔들려요!”
“앗, 부인 어서 이쪽으로 피해요! 무슨 일이지? 지진이 난건가?”
사람들은 놀라 집 밖으로 뛰어나왔지. 그렇지만 아이들은 걸리버를 아주 좋아했어.
“우리를 태워줘요!”
“전 어깨에 올려주세요!”
“하하, 전 신발에 올라 갈래요!”
걸리버는 조심조심 아이들을 손바닥 위에 태워 재미있게 놀아주었지.
그렇게 몇 달이 흘렀어.
걸리버는 작은 나라 사람들의 말을 할 수 있게 되었어.
“걸리버, 좀 작게 말해!”
“하하하. 죄송합니다. 아주 작게 말한 건데!”
“아유, 귀야. 그렇게 크게 웃지 말라고! 꼭 천둥이 치는 것 같아!”
사람들은 이제 걸리버를 무서워하지 않게 되었어.
“걸리버, 우리 숨바꼭질하게 도와줘요!”
“그래, 내가 여기 가만히 앉아 있을 게. 어서 숨으렴.”
아이들은 걸리버의 주머니 속이나 머리카락 속에 꼭꼭 숨어 숨바꼭질 놀이를 했어. 이렇게 숨기 좋은 곳은 또 없었거든.
그러던 어느 날, 작은 나라에 전쟁이 일어났어. 이웃 나라에서 쳐들어온 거야.
“걸리버, 자네가 우리를 도와 주게.”
작은 나라 임금님이 걱정스런 표정으로 말했어.
“걱정 마세요. 제가 당연히 도와야죠. 갈고리가 달리 긴 밧줄을 여러 개 준비해 주세요.”
온 나라 사람들이 힘을 합해 갈고리가 달리 밧줄을 만들자 걸리버는 밧줄을 어깨에 메고 바다로 나갔어.
“으악! 거인이잖아?”
“아니, 웬 거인이야?”
이웃 나라 병사들은 깜짝 놀라서 걸리버에게 마구 화살을 쏘았어.
“흠, 조금 따가울 뿐이네. 화살이 스치기만 하잖아.”
걸리버는 작은 화살 따위에는 끄떡도 하지 않았지.
“사람들을 다치게 하지 않고도 전쟁에서 충분히 이길 수 있어.”
걸리버는 이웃 나라의 배들을 갈고리에 걸어 모두 육지로 끌고 왔지.
“만세, 만세! 걸리버 만세!”
“우리나라 사람들은 화살 한 방 쏘지도 않았어!”
“그뿐만이 아니야! 이웃 나라 임금이 다시는 전쟁을 일으키지 않겠다고 약속을 했대!”
“우와, 걸리버는 대단해!”
“걸리버, 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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