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락방의 도깨비 4부

레몽
앨범 : (소리동화 레몽) 다락방의 도깨비

“문달아! 네가 아기였을 때가 기억나. 우리는 다락방에서 널 지켜봤어. 누워만 있다가 폴폴 기어 다니고, 드디어 네가 두 발로 걸었던 날도 기억해. 이렇게 용감하게 우리를 찾아서 올라와 주었구나. 사실은 말이야.....”
“사실은 말이야. 오백 년 동안 벌을 받았는데, 이제 내일이면 벌이 끝나. 이제는 작은 몸도 아니고, 우리 능력도 제대로 쓸 수 있게 돼. 그런데 시간이 많이 흘렀잖아. 어른들이 우리를 보게 되면 괴물로 알 거야. 우리를 잡아갈 거야.”
레드비가 핑크비의 말을 이어서 했어.
“걱정마! 내가 도와줄게. 어른들에게서 너희들을 지켜줄게.”
문달이가 굳게 입을 닫고 슈퍼 도깨비들에게 이야기했어. 달이 휘영청 밝게 지붕 꼭대기 너머로 움직이고 있었고, 1층에 있는 괘종시계가 울리기 시작했어. 댕댕댕~ 10번의 종이 울렸어. 벌써 10시였지.
“문달아~ 문달아~”
2층에서 엄마가 문달이를 부르는 소리가 났어.
“어떡하지? 어른들이야. 악~ 우리를 잡아갈 거야.”
그린비의 걱정소리에 문달이는 도깨비들을 하나씩 집어 잠옷 주머니에 넣었어.
“쉿! 모두들 조용히 해야 해. 내 주머니 안에서 있어. 엄마는 내가 알아서 할게.”
문달이는 슈퍼 도깨비를 잠옷 주머니에 넣고 다락방에 누워 자는 척을 했지. 덜컥덜컥 다락방 문을 여는 소리가 났어. 엄마가 다락방 안으로 들어왔지.
“아휴~ 또, 여기서 잠들었구나!”
엄마는 문달이를 안고 다락방 밑으로 내려갔어. 문달이를 침대에 눕히고, 엄마는 자장가를 부르기 시작했어. 눈을 살짝 뜬 문달이는 속으로 생각했어.
‘엄마가 빨리 가야 하는데…. 도깨비들을 발견하면 어떻게 하지? 빨리 자는 척해야겠어.’
토닥토닥 손짓 소리와 엄마가 부르는 자장가 소리가 문달이 방에 울려 퍼졌어. 문달이의 방을 비추는 밝은 달빛과 자장가 소리, 그리고 토닥토닥 소리가 마치 연주를 하는 것 같았지. 문달이는 자기도 모르게 잠이 들었어. 너무 졸렸거든. 엄마가 나갈 때까지 기다릴 수가 없었지.
엄마는 문달이가 쌔근쌔근 잠든 것을 보았어. 엄마는 이불을 덮어주다 문달이의 잠옷 주머니에서 삐죽 튀어나온 것을 보았지.
“호호호, 도깨비 인형이네. 문달이가 아기 때 갖고 놀던 인형들이 어디 갔나 했더니, 다락방에 있었나 보구나.”
엄마는 문달이의 잠옷 안에 들어가 있는 도깨비 인형을 빼서 침대 옆 탁자 위에 세워두었어. 모두 여섯 개의 인형이 나란히 탁자 위에 놓였지. 엄마는 탁자 위 전등 스위치를 끄고 조심스럽게 밖으로 나왔어.
깜깜해진 문달이의 방안을 달빛이 살금살금 걸어와 문달이의 얼굴을 비쳤지.
문달이가 갑자기 빙그레 웃음을 지으며 코를 막았어.
문달이가 꿈이라도 꾸고 있었던 걸까?
달이 보통보다 몇 배는 크고 밝게 빛났던 그 날 밤,
슈퍼문이 뜨던 날, 문달이는 다락방의 도깨비를 만났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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