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야 이런 설렘
문을 열고 마주하기까지
어떤 말을 할까 참 고민 많았어
서로의 별명을 일일이 불러주며
악수하던 두 손엔
세월의 깊은 흔적이 느껴지지만
다 그런거지 하며
씁쓸하게 서롤 다독이던 우리
조각난 기억들은 하나하나
퍼즐처럼 맞춰가고
내일있을 현실의 고민들은
소주 한 잔에 날리고
꼼장어가 익듯 얘기들은
모락모락 익어가네
아 나의 친구여 아 나의 동창들
기름 보일러도 연탄 아궁이도
결코 우리 사일 갈라놓지 못했듯
아 나의 친구여 아 나의 보물들
사랑한다 개포동 내 친구들아
마치 하루 만에 본 듯
주고받는 독한 농담 한 마디에
우린 이미 열 다섯 살
중학생이 돼있었지
고마워 친구들 날 위해서인 듯
여태 그대로 있어줘서
술 취한 친구의 넋두리에
소주 한 잔 삼키려해
아 나의 친구여 아 나의 동창들
비싼 외제차도 중고 소형차도
결코 우리 사일 갈라놀 수 없을거야
아 나의 친구여 아 나의 보물들
사랑한다 개포동 내 친구들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