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포도 송이송이 어우러진 그늘 아래서
이슬 맺힌 구슬 사이 실오라기 따스한 햇살
파란 물감 칠해 놓은 하늘 아래 홀로 살며시
나도 몰래 눈을 감고 어린 시절 그리어 보네
걸릴까 아슬아슬 즐겨 떨던 포도밭 서리
그러다 잡혀도 웃어 주던 할배의 맘보
훈훈한 인정에 고개 숙여 울던 우리들
지난날 잊지 못할 그 자리에 원두막 사랑
아! 어딜 가도 없어 보이는 메마른 푸르름이여
아! 불러 봐도 대답 없는 잊지 못할 사랑이여
지금은 그 자리에 아이들이 뛰어 노닐고
포도송이 송이는 싱그럽게 익어 가지만
거친 수염 비벼대며 안아 주던 할배 모습은
저 가는 뭉게구름 구름처럼 사라져 버렸네
내 가슴 깊은 곳에 두고 두고 영원히 남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