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녹인 산골짝에 꽃이 피누나
철조망은 녹슬고 총칼은 빛나
세월을 한탄하랴 삼팔선의 봄
싸워서 공을 세워 대장도 싫소
이등병 목숨 바쳐 고향 찾으리
안녕하세요 어머니
전 어머니 말씀대로 이렇게
자유 대한의 품에 돌아와서
맡은 바 임무를 완수하고 있습니다
세배를 드리고 싶어요
올 설에는 떡국이라도 잡수셨어요
이 자식이 남으로 넘어왔다고
혹시 그들의 모진 구박 끝에
세상이나 떠나진 않으셨는지요
어머니 당신이 넘어올 수
있는 길이라면은
이 자식의 살을 베어서
다리를 놓아 드리고
뼈를 깎아서 지팡이를
만들어 드리든가요
살아주세요
반드시 어머니 앞에 세배드리고
이 손으로 떡국을 끓여 드리겠어요
봄이 오면 꽃이 피고 꽃이 피면
고향이 그리운데
왜 이 원한의 휴전선은
그대로 놔두는지 어머니
당신의 아들은 지금 평화통일만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 때가 되면 반드시 나는
전우들과 손에 손을 잡고
저 백두산 상상봉에 태극기를 꽂고
어머님 앞으로 달려가겠어요
어머니 어머니
이 자식의 모습이 보이십니까
이 늠름한 당신의 아들의
모습이 보이십니까
언제나 원한의 북녘하늘을
바라다보고 웃으면서
평화통일을 기다리는 당신의 아들의
우렁찬 목소리를 들어봐 주세요
어머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