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난 그냥 걸었어
보이지 않아도
들리지 않아도
난 그냥 걸었어
걷고 싶어
걸었어
*멘트~~
흐르는 물속에 내가 있다
스쳐 가는 바람에 내가 있다
흔들리고 쓰러지고
넘어지고 일어난다
희미해지는 풍경 속에 내가 있다
아스라해지는 기억 속에 내가 있다
하염없이 바라보고
하릴없이 서있는다
사람들이 묻는다
눈을 뜨지 않는다
사랑을 말한다
사라지기로 한다*
왼발과 오른발이 닿는 대로
두 눈과 두 귀가 가는 대로
빛이 들리고 바람이 보이고
어둠이 들리고
빛이 들리고 바람이 보이고
어둠이 들리고
아무 생각없이 걸었어
걷고싶어 걸었어~
그렇게
멘트~~~*
마주 보던 두 눈 사이로
수많은 소리 사이로
비춰오는 빛 사이로
사소하던 말들 사이로
걸어오던 그 길 사이로
뿌연 안개를 걷어내고 걷는다
뿌연 눈을 비비고 헤엄친다
푸르고 빨갛고 노랗고 하얗다
그리고 나는 웃었다
이번엔 진짜였다*
~~~~~~~2022.7.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