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지의 항구 - 이민숙
버들잎 외로운 이정표 밑에
말을 매는 나그네야 해가 젔느냐
쉬지 말고 쉬지를 말고 달빛에 길을 물어
눈에 어리는 눈에 어리는 항구 찾아 가거라
간주중
흐르는 주마등 동서라 남북
피리 부는 나그네야 봄이 왔느냐
쉬지 말고 쉬지를 말고 꽃 잡고 길을 물어
물에 어리는 물에 어리는 항구 찾아 가거라
구름도 낯설은 영을 너머서
정처없는 단봇짐에 꽃비가 온다
쉬지 말고 쉬지를 말고 바람을 앞 세우고
유자꽃 피는 유자꽃 피는 항구 찾아 가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