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가락 - 김혜란
송악산 (松岳山) 나리는 안개
용수봉의 궂은비 되어
선죽교 맑은 물에 원앙선을 띄워놓고
밤 중만 월색을 좇아 완월장취 (翫月長醉)
금강 (金剛)아 말 물어 보자
고금사 (古今事)를 다 일러라
영웅호걸 제자가인이 몇몇이나 왔다 갔노
물음에 대답은 없어도 너는 응당 알리로다
간주중
가고 못 올 님이면 정이나 마저 가져가지
님은 가고 정만 남으니 정 둘 곳이 난감이로다
이 정을 어디 두었다 님 오실때에 풀어 볼까
이름일랑 묻지를 마오 꽃이라면 그만이지
보는 이야 있건 없건 흥 (興)에 겨워 제 피느니
꽃 피고 이름 없으니 그를 설워
간주중
귀또리 저 귀또리 어여쁠사 저 귀또리
지는 달 새는 날 밤에 절절히도 슬피 울어
네 비록 미물 (微物)일 망정 내 뜻 알기는 너 뿐인가
한 평생 허덕이면서 남은 것이 그 무엇인가
담소화락 (談笑和樂) 엄벙덤벙
매양 (每樣)일 줄만 알았더니
야속한 무정 세월이 이내 청춘만 앗아갔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