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길을 걷다 발을 멈췄어
너와 함께 자주 가던 곳
그 자리야
벌써 몇 년 전 일이니
왜 하필 네 생각이 났니
좋아하는 노래를 잔뜩 부르고
여기 가게에 꼭 들렀지
그 자리야
아직 그대로 잘 있네
나는 잘 있지를 못한데
기억하니
우리 처음 만났던 날
참 재미없는 영활 봤지
그럼에도
뭐가 그리 좋았는지
쉴 새 없이 얘길 나눴어
너와 잠시 멀어져 있을 때에도
난 여기에 자주 들렀어
생각나서
네 생각 하고 싶어서
옛 생각도 참 많이 난다
기억하니
두 번째 몰래 만난 날
뜬금없는 고백을 했지
서툴던 내
말투가 우스웠는지
밤새 너는 날 놀려댔지
생각하면 별 것 없었던 첫사랑
아픈 기억 하나 없는데
그런데 왜
그게 더 화가 나는지
우린 왜 일찍 만났는지
이 가게에 오니 네 생각이 난다
널 다시 만나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