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일듯

마진스

너는 아침을 찾으러 간다고
바지를 털고 일어났지
시간은 이제 막 밤으로
향하던 차였을 거야
해는 사라지고 몇 안 되는
별과 달이 하늘에 떠오르고
달궈진 도시 위로 스산한 바람이
우뚝 선 건물 사이를 지나네

너는 이 세상 누구보다 먼저
아침을 보고 싶다 말을 했지
우린 여기서 기다리는 편이
나을 것 같다며 널 말렸어
왠지 잘 모르지만 그럴 수 없다면서
너는 언덕 위로 걸어가고
남겨진 우리들은 여전히
이곳에서 오지 않을 아침을 기다려

보일 듯 보일 듯 보일 듯
보이지 않는 너

그 후로 얼마만큼 지났을까
이젠 너의 얼굴도 희미하지
아마 너란 사람의 존재 자첼
잊었을는지 모르겠어.
나는 그 자리에서 어제와 다름 없는
스물 몇 시간을 보내고선
불현듯 생각나는 너의
그 뒷모습과 이젠 모두
다 사라진 이 곳

보일 듯 보일 듯 보일 듯
보이지 않는 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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