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겁맨

윤덕원

기차는 여섯 시에 떠나고
너는 아직 오지 않았고
아니 오지 않을 예정이었으나
끝내 기다릴 수 밖에 없었다
언제쯤 기다리길 멈추고
예정대로 기차에 오를까
입구만 바라보던 내 눈이
열차번호를 바라 본다
이미 다
포기하고 있으면서도
마냥 기다릴 것처럼
굴고 있구나
이제는
돌아설 핑계가 필요한데
먼저 돌아서는
네가 없네 이곳엔
솔직한 마음으로 인정하는
내가 비겁했어
나의 마음이 언제까지 너에게
좋은 기억만을 남기고 싶었어
내가 나쁘지 않았다고
누가 말해주길 바랬지
모든 말을 삼킨 채
돌아서는 사람을
잔인하다 말하던 비겁한 사람
이미 다
포기하고 있으면서도
마냥 기다릴 것처럼
굴고 있구나
이제는
돌아설 핑계가 필요한데
먼저 돌아서는
네가 없네 이곳엔
솔직한 마음으로 인정하는
내가 비겁했어
나의 마음이 언제까지 너에게
좋은 기억만을 남기고 싶었어
내가 나쁘지 않았다고
누가 말해주길 바랬지
모든 말을 삼킨 채
돌아서는 사람을
잔인하다 말하던 비겁한 사람
잔인하다 말하던 비겁한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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