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준용

한 걸음, 두 걸음 걷다가
해질녘 저 산 넘어 태양은 지고
어두워진 길을 걷다가
검어진 네 모습이 보이질 않아

아무도 걷지 않은 이 길에 서서
얼마나 걸어가야 하는지

한참을 이 길을 걸어왔어
지금까지 지금까지 계속
지나온 저 길이 사라져 가네
어디까지 어디까지, 가나.

한 걸음, 두 걸음 걷다가
사나운 파도소리 메아리 치고
떨어진 빗방울 보다가
내가 가야할 곳 이 보이지 않아

아무도 살지 않는 이 곳에 서서
얼마나 기다려야 하는지

한참을 이 길을 걸어왔어
지금까지 지금까지 계속
지나온 저 길이 사라져 가네
어디까지 어디까지, 가나.

시간이 지날 수 록
상처 받은 마음은
갈 곳을 잃어가고
불안을 꼭 않으며
늘 불평만 늘어놓지
마치 어린아이 눈동자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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