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 아래 저 불빛 아래 춤추는 기억들
무표정한 그림자 따라 걷고 있는 사람들
(누군가 부르는 손짓 같은 노랫 소리에)
가만히 내 어깨 기대어 오는 거리의 속삭임
아지랑이 봄꽃잎처럼 흔들리는 사람들
아무 말 없이 걷고만 있네
가을 향기 아련한 햇살 푸른 꿈 그녀의 미소
하늘 높이 뭉게 뭉게 (모두 다) 사라져 가네
아무리 달려도 저기 저 달은 언제나 그 자리
무엇인가 잃어버린 듯 그 길 위에 서면
어딘지 알 수 없는 미로만이 (눈 앞에 보이고 보이지 않고 사라지고)
뒤돌아 보면 돌이 되어 눈물마져 굳을 지 몰라
앞만 보고 걸어가는 텅 빈 발자국
날 반겨주는 오랜 그리움들은 별빛 따라 흐르고
한없이 푸르게 빛나던 그 꿈들은 어디에
나를 찾고 있을까? 기억마져 부서지는 이 거리 위에서
빈 하늘 구름 바람 모두 잡고픈 바쁜 이 두 팔로는
애써봐도 닿지 못할 푸르른 날들의 잔상이여
서글픈 미소로 다시 떠나 보내야 하는 따스한 기억의 이름들
신기루가 손짓하는 회색 빛 이 도시 거리 거리엔
길 잃고 잊혀져만 가는 시간과 꿈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