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색 담배 연기를 쫓아 얼룩져 버린 천장을 응시하다가, 창문 넘어 사라져 버린 주홍빛섬광에 이끌려 밖으로 나왔네. 기울어진 난관 위에 걸터앉아 감상에 빠진대도 넌 오지 않아. 이대로 오늘이 가면 무언가 정말 놓치는 기분일 것 같아.
두 눈으로 붙잡고 싶은 밤의 기운에 가득 찬 푸른 달빛이여. 홀로 골목길을 비추는 미열의 점등 아래서 꿈을 꾸고 있어. 조금씩 깊어가는 시간의 흐름을 이겨내기 힘들 것 같아. 좀처럼 알 수 없는 저편의 그 기억들만이 내 곁에.
다 타버린 담배와 푸른 달빛의 기억과 미열 속에 찾아와버린 뜨거운 상실의 전야.
소유할 수 없었던 간직 할 수 없었던 선망의 도래는 지나 드러난 서글픈 실체여.